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해외에서 4개월 차 한달살이를 하고 있다. 여행과 다르게, 해외에서 일을 하면서 종종 여행도 다니면서 생활을 하고 있기에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내면서 상상했던 것과 다른 부분도 많았는데, 특히 돈을 버는 일과 관련된 부분이 대체로 그랬다. 나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크고 작은 오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디지털 노마드는 결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의 경우, 가고자 하는 하는 사람 혼자의 결심이 가장 중요하다. 요새 직장생활을 하면 대부분 일정 기간 휴가가 주어지므로, 기간에 맞추어 여행을 결심하면 갈 수 있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여행비용을 모았다가 원하는 기간만큼 여행을 갈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는 해외에서 일을 하고 그에 대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 여행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결국 디지털 노마드는 혼자만의 결심으로 되지 않는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그런 환경은 전혀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 가족이 있거나 자녀가 있다면 더더욱 꿈도 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만약 프리랜서라면 그나마 디지털 노마드가 가능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한국에서 대면 회의를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온전히 온라인으로만 미팅을 해도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는 클라이언트가 있어야 한다. 만약 이를 이해해주지 않는다면 그 일은 해외에서 수주하기 어렵다. 결국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클라이언트 모두가 이에 동의를 하고 이해를 해 주어야 해외에서의 업무가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환경에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꾸며 (예를 들어) 갑자기 스마트 스토어를 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100%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 돈을 안정적으로 벌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수익이 불규칙적일 것이며, 이는 해외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돈이 제대로 벌리지 않게 되면 그만큼 업무량을 늘려 해외의 삶을 누리지 못할 것이며, 반대로 이와 상관없이 놀자고 생각하면 마음이 불안해서 즐기지 못할 것이다.
해외 생활 자금과 디지털 노마드를 끝낸 후의 안정 자금 마련 필수
나는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1) 해외 생활 자금과 (2) 해외 생활 이후의 안정 자금 2가지를 모두 마련한 후 해외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와보니 더욱 자금 마련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해외 생활은 생각보다 규칙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이동(5~6시간 이상)을 해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하고, 독감에 걸려 아픈 상황인데 병원을 제대로 가지 못해 2주 내내 몸져눕기도 한다. 이러한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펼쳐지더라도 자신이 버는 돈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해외 살이의 불편함이 없다. 이런 이슈로 인해 돈을 버는 일에 큰 영향이 발생된다면, 이는 해외 살이 동안 수입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나의 경우 해외 생활을 하면서도 많은 시간 일을 하면서 보냈다. 개인적인 상황 혹은 성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바쁘게 일을 하면서 여행과 해외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성향에 맞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서 미친 듯이 일에만 몰두하는 것과는 달랐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콘텐츠를 만들거나 글을 쓰는 활동 등을 할 여유가 생겼고, 이런 종류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결국 생활 자금 마련을 한 후에 해외로 나왔기에 이러한 새로운 시도 또한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해외 한달살이, 디지털 노마드를 꿈꾼다. 하지만 이를 진심으로 경험하고 느끼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다만 다행인 것은 나와 같이 동남아시아에서 생활을 한다면 한국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생활이 가능하기에 불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 요즘같이 하나의 직업이 아니라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사회라면, 더더욱 이런 디지털 노마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