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본주의 (책, EBS) - 읽기 전 알아둘 사항
자본주의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
- 정지은, 고희정 저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이 책은 2013년도에 쓰였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자본주의에 대해 잘 모를 뿐 아니라, 관련 교육 또한 굉장히 부족하다. 또한 10년 전 경제 위기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조금은 유사점이 있어, 얼마 전에 출판한 책과 같은 느낌마저 들기도 하다.
단편적인 주식 투자 방식, 부동산 투자 기법이 아닌, 자본주의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고 지금이야 말로 이런 자본주의를 차근하게 이해하는 데에 좋은 시기가 될 것이다.
1. 은행중심 자본주의를 설명한 저서
은행을 중심으로 자본주의를 전 방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물가는 왜 상승할 수밖에 없는지, 우리 사회는 왜 빚을 권할 수밖에 없는지를 말해준다.
역사적으로 자본가들은 은행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은행은 자연스럽게 돈을 보관하는 곳이 아닌 대출을 해주는 곳이 되면서 이자의 개념이 생겼다. 이자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이자의 굴레에 들어가게 되었고, 결국 부익부 빈익빈이 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가 경쟁사회인 이유, 늘 우리의 월급은 부족한 이유는 자본주의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약간의 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런 비유를 통해 우리가 자본주의를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잘 전달해 주고 있다.
초반 파트에 은행이 만들어진 역사, 자본주의의 변천, 이자와 빚에 관한 로직 등을 잘 설명해 주어, 중후반 파트도 큰 기대를 했다. 거시적인 흐름뿐 아니라 미시적으로 우리에게 연관된 형태로 자본주의를 설명하던지, 혹은 새로운 관점의 자본주의 해석이라던지 등 더욱 인사이트 있는 내용이 있을 거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전공자가 아닌 취재자가 분석해서 쓴 내용이라 그런지, 중후반부터는 굉장히 내용이 실망스러웠다.
2. 인사이트가 부족한 중후반부
소비에 대한 현상, 우리 자본주의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소망으로 중후반부를 채웠다. 만약 소비를 중심으로 중반 파트를 채우고 싶었다면, 돈의 흐름 관점에서 벌어들이는 돈, 쓰는 돈이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는지, 이를 통해 돈이 돌고 늘어나는 원리를 설명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책의 제목이 자본주의인데, 갑자기 책 내용이 우리는 왜 소비를 하는가로 바뀐 줄 알았다. 후반부로 가면 더욱 실망스럽다.
우리의 자본주의는 새로운 기로에 놓여 있으며, 부자를 위한 자본주의가 아니라 그 혜택이 99% 평범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를 이해한 것처럼 책을 써 두고, 갑자기 자본주의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처럼 허황된 주장을 하고 끝이 난 것이다.
약자가 배려받는 세상은 물론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이는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국가의 개입 또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하나의 옵션이지 자본주의의 원리는 아니다. 따라서 후반부로 갈수록 실망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어, 이 책은 전반부 은행에 대한 내용을 읽고 후반부는 큰 기대 없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