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
어른이 되고 난 후 애니메이션을 봐도 유치하지 않고, 나름의 메시지를 남겨주는 애니메이션이 종종 있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장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미루고 있다 보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공감을 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엘리멘탈은 확실히 한국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주인공 앰버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가게를 잘 물려받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행복, 나의 삶, 나의 의지 따위는 뒤로 미루고, 아버지가 이루어 놓은 것을 지켜야 하는 책임감과 집안에서 정한 규칙을 정해야 하는 압박 속에 살고 있다. 불은 이 사회에서 다른 원소와 어울리지 않아야 하며, 이곳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은 시대이다. 그렇게 주변의 기대와 시선에 맞추어 살아야 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앰버는 스스로 무얼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앰버가 살아가는 시대와 세상을 설명하자면 너무도 한국 사회와 같다. 실제로 미국 이민자 2세대가 바라보는 미국에 정착한 한국 가정이 앰버 가족의 모티브였다고 한다. 어쩐지 시대도 사회도 알 수 없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임에도 그 사이사이에 한국 사회가 엿보였다. 그 말은 즉슨 한국에서 기대와 책임에 갇혀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했던 한국 어른들이 본다면
너무도 공감할 스토리라는 뜻과 같았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이 애니메이션이 잘 된 이유가 있었다.
차별에 대한 시선
이 작품에서는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미국에 정착하는 이민 1세대는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차별을 당했다. 이런 실상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주인공 앰버 또한 차별을 받고 살았다. 아니 불 원소 자체가 차별의 대상이다.
불 원소는 위험하다고 여겨서 다른 원소들은 불을 피하고, 불은 불 마을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만 생활한다. 그런 설정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표현을 해 두었다. 불은 닿게 되면 타는 성질이 있어, 원소 세상에서도 불은 피해야 한다는 설정이 잘 맞아떨어진다. 귀여운 발상과 표현이지만, 명백하게 불 원소는 차별받고 있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또다른 주인공 웨이드는 불이지만 앰버를 받아들이다. 그는 앰버에게 늘 다른 것이 아니라, 특별하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포용은 사회 전체로 퍼져나가, 결국 원소들은 서로 섞여 살기 시작한다. 이런 스토리라인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차별을 봤을 때, 나 한 사람부터라도 이를 포용해야 하지 않겠냐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반대로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이런 차별의 모습이 남아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자고 이야기한다.
귀여운 발상
픽사 애니메이션이라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너무도 발상이 참신하고 디테일이 살아 있어 귀엽다. 물 원소는 눈물이 많고, 불 원소는 화가 많다는 설정은 다소 1차원 적인 설정이지만 귀엽게 표현을 했다. 불은 모래를 녹여 유리 공예를 할 수 있고, 물은 투명하여 뭔가를 가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원소(사실 원소라는 말이 잘못되었다만)를 중심으로 여러 창의적 생각을 녹여내었다는 점이 귀엽게 다가온다.
총평
이 애니메이션은 섬세한 표현, 단순하고 강한 메시지, 빠른 속도감, 사회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 볼만하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어른이라면 더욱 공감정도가 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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