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경이로운 소문2 - 시즌1과 달리 유치한 드라마가 돼버린 시즌2
- 연출: 유선동
- 극본: 김새봄
- 출연: 조병규, 유준상, 김세정, 염혜란, 안석환, 유인수, 강기영, 김히어라, 김현욱, 진선규 外
- 스트리밍: 넷플릭스, 티빙
경이로운 소문 시즌 1은 방영이 한참 지나고서 올해 초 몰아서 본 적이 있다. 아무리 웹툰 원작이라 할지라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장르는 몰입하기 어렵거나 유치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보기를 미루어왔다. 가볍게 한두 편 볼 생각으로 본 드라마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각각의 캐릭터에 큰 몰입을 하게 해 주었다. 또한 쫒아야 하는 악귀가 우리 사회의 악을 대변하면서,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전했다. 이런 공감대 형성은 이 드라마가 가진 허무맹랑한 콘셉트가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었다.
시즌 2에 진선규 배우, 김히어라 배우 등 나노라 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악역으로 나섰다고 하여, 더 큰 기대를 품고 1, 2화를 봤다. 특히나 최근 봤던 “형사록 2(리뷰 - 링크)” 혹은 “모범택시 2(리뷰 - 링크)”에서 시즌 2가 시즌 1을 넘어설 수 있을 만큼 한국 드라마가 더욱 발전했다는 생각에 기대를 많이 했다. 하지만 경이로운 소문 시즌 2는 온갖 화려한 것을 모두 추가했지만, 시즌 1을 따라가지 못하는 유치한 드라마가 되었다는 것이 총평이다. 왜 더 많은 노력을 쏟았는데, 더 낮은 퀄리티를 보이는 것일까.
시즌2를 이해하지 못한 스토리 구성
히어로물에 가까운 드라마는 등장하는 각 주인공이 그만한 사정을 모두 가지고 있다. 가슴 아프고 공감이 되는 사연은 그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악인을 쫒는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스토리를 극 전체에 하나씩 풀어가며, 비밀을 알아가며 각 캐릭터에 더 몰입이 되게 만드는 것이 시즌 1이 푸는 스토리 중 하나이다. 역시 경이로운 소문 시즌 1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즌 2는 다르다.
모범택시 2에서도 지적한 바 있었는데, 이미 주인공의 스토리를 모두 풀었기에 스토리를 끌고 가는 한 축이 빈 것이다. 그렇기에 시즌 2에서는 이 축을 메울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모범택시 2의 경우는 메인 빌런을 배치하고, 범죄자는 이 빌런의 조직 하에 속한 사람들이었으며 그 조직이 누군지 찾는 서사를 부여했다. 역시 경이로운 소문 2에서도 이와 같은 빌런 조직의 배치를 선택했으나, 빌런에게 부여할 스토리, 그들이 가진 비밀을 찾아가는 재미 등을 놓쳤다. 1화 만에 그들을 모두 공개했으며, 2화 만에 갑자기 카운터들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또한 이를 매울 추가 배치된 연기자의 연기력, 더욱 재밌어진 개그감 등을 기대했는데, 이 두 가지가 너무 실망스럽게 표현되면서 더욱 극이 산으로 가게 되었다.
연기를 포기한 연출
연출이 배우의 연기를 포기한 것만 같다. 지난 시즌에 비해 출연진이 다양하고 강해졌다. 그렇다면 연기적으로 탄탄함을 유지하면서 가야하는 것이 맞는데, 좋은 배우만 데려오고 알아서 하라는 형식으로 풀어진 것만 같다.
유인수 배우의 연기는 지난 나쁜 엄마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 정극에서 코미디를 한 번씩 더한 것이 경이로운 소문의 캐릭터인데, 유인수 배우는 캐릭터 자체를 코미디화 하고 싶었나 보다. 혹은 티키타카로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극에 녹아지는 것인데 받아주는 하람이 일절 없다. 따라서 이 배우의 역할이 극 전체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들의 연기 또한 불안해서 보기 힘들 정도이다. 연기 디렉션을 전혀 주지 않은 것만 같았다. 강기영과 김히어라는 유사 콘셉트를 유지하지만, 경이로운 소문의 빌런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다른 드라마를 따로 하고 있는 느낌이다. 시즌 2를 보고 있으면 약 3가지 정도의 드라마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는 좋은 배우들을 모았기에 더욱 아쉬운 포인트이다.
코믹 타율이 낮은 코미디
처음에는 시즌 2의 연출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찾아보니 연출도 그대로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작품 같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작가는 바뀌었다. 지난 시즌의 마지막 2화를 쓴 작가가 전체 극을 썼다. 그래서 그런가 코미디적 요소가 매우 불안정하다. 나름 이 드라마는 유쾌하게 풀어가는 소소한 개그가 큰 역할을 하는데, 이번 시즌 2에서는 재밌지도 않고 감동도 없는 속 빈 개그를 계속 던져댄다. 재미가 너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가 유치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남은 드라마 또한 일정 부분 보겠지만, 이런 현실감 없는 장르는 유치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야 관객들이 보는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더 큰 실망을 했으나, 진선규 배우의 연기를 기대하며 조금 더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