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이네 - 나영석 PD 예능 리뷰
서진이네 - 나영석 PD 예능 리뷰
- 채널: tvN
- 방송기간: 2023년 2월 24일~
- 연출: 나영석
- 출연: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김태형(BTS 뷔)
[목차]
1. 오랜만에 느껴보는 웰메이드 예능의 흐뭇함
2. 이서진 캐릭터의 대 빌드업 서사
3. 앞으로 주목할 점
1. 오랜만에 느껴보는 웰메이드 예능의 흐뭇함
오랜만에 완벽한 웰메이드 예능을 본 느낌이었다. 이미 검증된 “윤식당” 시리즈의 스핀오프 포맷, 출연자들이 대신 고생을 하여 관객의 로망을 실현시켜 주는 기획, 출연자들의 뚜렷한 캐릭터와 시너지, 연출, 편집까지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무리 잘 알려진 국내 예능의 원탑 나영석 PD라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프로그램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최근 지속적으로 진행한 “출장 십오야”는 처음 시작과 달리 온갖 유명인을 동원한 홍보판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었다. 유명인 위주의 반복되는 같은 포맷의 게임이라 기획에 힘을 들이지 않고 광고비를 받겠다는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내 어깨를 봐. 탈골됐잖아.” 프로그램도 시즌1에서 확인된 기획이었는데, 시즌1에서 사람들을 움직인 요소를 제외하고 시즌2는 많이 본 사람들의 조합에 별다른 콘텐츠가 포함되지 않은 예능으로 전락했다.
이와 달리 “서진이네”는 너무도 완벽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과도한 컨셉으로 인해 생긴 오글거림을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 만찢남(만찢남 리뷰: 링크)의 경우도 아니고, 시청자들을 기만하여 편성 시간을 계속 바꾸면서 퀄리티도 지켜내지 못한 지구마불 세계여행(지구마불 세계여행 리뷰: 링크)의 경우도 아니었다.
2. 이서진 캐릭터의 대 빌드업 서사
전체적인 기획은 이미 검증된 포맷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식상해 하지 않도록 변화를 주는 것이 미션이 될 수 있다. 이번 시즌에서 윤여정 배우가 “파친코 시즌2” 촬영으로 인해 합류를 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시종일관 츤데레 모습으로 예능을 대한 이서진이 윤여정 대신 서진이네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처음 보는 강렬한 몰입과 집착이 빛을 발했다. 경영학과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저렇지 않을텐데, 이서진이라는 사람 자체가 경영에 대해 민감한 사람이었다. 지금까지의 나영석 PD가 만들어낸 이서진 캐릭터가 지금을 위해 쌓아 올린 대 빌드업 과정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장이라는 타이틀이 이서진을 “수익 집착남”으로 바꾸어 놓았고, 이에 당황하는 직원들의 대립이 재미를 이끌어냈다. 이서진은 어느 회사에나 있는 꼰대 사장님을 대변하고 있다. 연기가 아니라 출연이 아니라 이서진은 수익에 진심이다. 여기에 김태형의 캐릭터도 한 몫했다. 아이돌 뷔가 아닌 인간 김태형은 MZ 그 자체였다. 사장님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돌직구도 날린다. 둘 사이의 티키 타카가 예능 전체를 풍성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박서준, 정유미는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잘 하지만, 예능에서 힘을 발휘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나마 최우식의 발랄함이 재미를 만들어 내는 요소였는데, 그보다 더 쎈 사차원 캐릭터의 김태형이 등장한다. 최우식과 김태형이 원래 친했기 때문에 둘의 티키타카 또한 빅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1화에서는 아직 최우식이 등장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1화에서는 각 출연자에게 캐릭터를 분명하게 부여하고 있으며, 그들의 시너지를 예고하고 있다.
3. 앞으로 주목할 점
오랜만에 정말 잘 만들어진 예능을 본 느낌이었다. 다년간 채널 십오야를 운영하면서 유튜브 생태계를 하나씩 배워간 나영석 PD는 tvN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여 홍보하고 있다. 이번 서진이네 프로그램에서는 잘 잡힌 캐릭터를 살려내는 일만 한다면 식당 시리즈 중에 가장 성공한 시즌이 될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