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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는 삶

나는 나의 노예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by lua100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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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청난 목표 지향주의자로 지난 세월을 살았다. 목표가 있으면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달성을 위해 더 많이 일할 수 있고, 그렇다면 나는 성장하고 있다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하던 습관처럼 인생을 살았던 것 같았다.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학생 때는 다른 사람이 결정한 점수와 등수로 나를 정의당하는 것이 목표인 시기였다. 좋은 점수, 좋은 대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단지 1등에 가까울수록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을 뿐이었다. 그것만을 추구하면 됐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남을 통해 정의 당하는 습관이 든 채로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간 나름 좋은 결과를 보였고 인정을 받았기에 나는 이 방법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완전히 몰입한 상태로 열심히 산 지 15년이 넘게 흘렀다.

 

2022년 내 인생에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완전히 무너졌고, 그제야 나는 나와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2개의 내가 존재했다. 엄격하게 지시하는 나와 열심히 복종하고 일하는 내가 존재했다. 나는 나에게 더 어려운 목표를 세우라 하고, 열심히 살았는지를 평가하고, 나를 목표 달성의 도구로 삼아왔다. 목표가 존재했고 치열하게 살았지만, 삶이 의미 있고 행복하지는 않았다. 점차 즐거운 것이 없어졌고 기계처럼 일만 하게 돼버렸다. 그렇게 하면 잘 되는 것이라고 잘 사는 것이라고 나는 나에게 최면을 걸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오고 많은 것을 잃게 되었을 때, 나는 나를 잃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나는 나의 노예였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날을 돌아보고 새롭게 살 수 있다는 용기와 상상을 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2023년 나의 노예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당분간은 목표가 없는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 대신 추구를 해보려 한다. 그간 해보지 못했던 나의 자유를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추구하고자 한다. 삶을 더 의미 있게 살아보고자 한다. 나 스스로를 도구화하지 않고 살고자 한다. 

20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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