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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한달살기

[코타키나발루] 동남아 한달 살이에 적합하지 않은 도시

by lua100 202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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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휴양지 중 하나이다. 나 또한 여러 추천 콘텐츠를 보고 한 달 살기를 결심하고 도착했으나, 결론적으로 2주만 살고 다른 도시로 떠나기로 했다. 코타키나발루는 한 달 살기에 적합한 도시는 아니었으며, 휴양지의 모습과도 거리가 멀었다. 이곳에서 느낀 현실 모습과 한 달 살기를 포기한 이유를 정리하고자 한다.

 

1. 투박한 현지 모습

 

베트남 나트랑에 도착했을 때, 한 번에 이곳이 휴양지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고, 옥색 바다가 잔잔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인근에는 저렴한 현지식과 망고 주스를 팔고 있다. 여러 관광객이 바다에서 막 나온 차림으로 이곳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코타키나발루는 아니었다. 숙소가 밀집된 바닷가는 휴양지가 아니다. 모래사장이 펼쳐진 바닷가가 아니라 대부분 항구 혹은 돌 바다였다. 바닷가 중 한 두 포인트가 모래사장인데, 이곳 또한 휴양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놀러 오는 현지 스폿의 느낌이다. 이 도시를 다니다 보면 전반적으로 관광지라는 것을 잊기 십상이다. 

 

이곳은 현지인이 생각보다 많고 그들의 삶의 터전이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현지 사람들이 많은 음식점이 즐비하고, 주말에는 인근 공원에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다. 말레이시아 특성상 말레이, 중국, 인도의 문화가 섞여 있기도 하니, 다양한 삶의 모습을 느끼기에는 정말 좋겠지만, 휴양지를 기대하고 온 사람에게는 당황스러운 도심의 모습일 수 있다. 

 

2. 투어 이용 필수

 

그렇다면 우리가 봤던 바다는 어디를 말하는 건가? 제셀톤 포인트(항구)에서 배를 타거나 투어를 이용하면 섬으로 나갈 수 있다. 인근에 몇몇 섬이 있는데, 이 섬은 확실히 휴양지이다. 옥색 바다에 여러 해양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살면서 이곳의 휴양을 이용하고자 온 입장에서 매일 투어를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리고 생각보다 섬이 작아 한 번 다녀오면 섬 전체를 돌 수 있다. 몇년 전 필리핀 보라카이를 간 적이 있다. 보라카이는 섬의 한 면 전체가 모래사장으로 펼쳐져 있고, 여러 포인트로 나가서 해양 액티비티를 즐겼다. 인근 바다와 먼바다가 다른 모습이었고, 여러 액티비티를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코타키나발루 또한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왔는데, 이곳은 조금 달랐다. 해양 스포츠를 즐길 포인트도 적고, 섬이 모두 유사해서 다양한 모습을 즐기기도 어렵다. 

 

3. 비싼 현지 물가

 

이전 글에서도 다뤘지만(물가: 링크), 물가가 그렇게 싸지 않다. 동남아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 중 큰 것이 가성비라고 생각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에서 즐기는 것보다 더욱 좋은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코타키나발루에서 생활하면 딱히 그런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물론 한국보다 대부분 저렴하지만, 드라마틱하게 싸지 않다. 한국에서 소비하는 가격의 약 70-80%선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느낌이 든다. 

 

4. 낡은 도심

 

마지막으로 도심이 생각보다 낡아 지내기에 불편한 점도 있었다. 내가 묵는 숙소 인근에 편의점이 하나 있어, 저녁에 편의점을 종종 들렀다. 하지만 갈 때마다 살아 있는 쥐 혹은 죽은 쥐 3-4마리를 마주한다. 도심이라 할지라도 주요 도로 이면에는 낡은 건물들이 많다. 이로 인해 스산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코타키나발루가 한달살기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만, 3-4일의 일정으로 휴가를 온다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투어를 이용하여 이곳을 임팩트 있게 즐기고 가기에는 나쁘지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 여러 동남아의 휴양지를 가본 입장에서 이곳이 보라카이, 발리 등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큰 매력이 없다고는 생각한다.

 

숙소에서 바라본 코타키나발루 해변 항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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